감물

사전위치

한국의식주생활사전 > 의생활

집필자 고부자(高富子)
갱신일 2018-10-04

정의

덜 익은 감에서 나는 떫은 즙汁으로 황적색계 갈색褐色을 내는 염료.

내용

‘염액染液’이란 옷감에 물을 들여 색色이 나게 하는 액체液體이다. 감물도 그중 하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염액이라 할 수 없다. 염액의 첫째 조건은 곱고 맑아야 하는데, 감물은 감을 잘게 바순 찌꺼기인 ‘고형固形물질’과 함께 섞여 있는 ‘텁텁한 액체인 시즙柿汁’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발색發色 과정에서 다른 것은 염액이 침투되면 바로 색이 나오지만, 감물은 반드시 여러 날 햇빛 아래서 물에 적시며 바래기 과정을 여러 날 거쳐야하므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 염색은 흔히 염액을 물에 끓여 우려내는 방법을 쓴다. 색은 대부분 처음부터 홍紅이나 황黃·청靑 등 제 빛깔[色]을 가지고 있으므로 재료 자체에서 구분된다. 하지만 감물은 다른 염재와 달리 매염이나 촉염제를 쓰지 않고도 햇볕에서 바래면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더 진해진다. ‘풋감’의 ‘타닌tannin 성분’은 햇빛과 만나면 방부제 효과로 섬유의 부패를 억제하며, 섬유를 빳빳하게 굳혀서 풀 먹일 필요가 없어지고, 통기성을 좋게 한다.
감물은 서민들의 생활과 가장 친밀한 염액재染液材이다. 다른 염료와 달리 쉽게 구할 수 있고, 오염이 덜 하며 세탁이 쉽고, 시원하며 위생적이서 주로 노동복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부지런하고 재간 있는 여인들은 평소에 입다가 낡아서 후줄근해진 모시삼베옷에 감물을 묽게 들여서 바래 입기도 하였는데, ‘색이나 촉감이 상큼하고 보기도 좋아 새 옷을 입은 것처럼 호사였다’라고 한다.
오래전부터 옷 외에도 사용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방충·방수·방균 성질이 있어서 오래 보관하는 문서文書는 갈색포褐色布나 갈지葛紙로 만들어 썼고, 종이를 바른 바구니나 방바닥 위에 치대기도 했다. 형지염型紙染에 적힌 불경佛經, 우산, 밧줄, 그물 등 생활 전반에 매우 많이 활용活用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쓰인 것은 제주濟州의 ‘갈옷’이다. 그러나 제주에서도 ‘정통正統 갈옷’ 만들기는 1960년대를 지나면서 거의 사라진다. 잠깐 침체기가 지나고, 1900년대 말부터 새로운 갈염법이 등장한다. 이 갈염법은 육지陸地 일부와 제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옷감에 감물을 들여 바랜 것으로 옷·모자 등 의류부터 가방·신·버선·침구류 등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지역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제주도 외에 경상북도 청도에서는 반시가 이용되고 있다. 반시는 수분 함량이 많고 씨가 없어서 염색 재료로 아주 적합한데, 태풍으로 떨어진 떫은 감을 찧어 사용하고 있다. 2002년부터 청도에서는 염색의 견뢰도· 방충·방수·항균성 등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와 교육을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감물에 대한 연구 결과로 이미 알려진 방충·방부 외에 아토피 등 피부병과 천식·면역질환 증상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한편 한국 여러 지역과 일본 교토의 감물을 실험 조사한 결과, 제주 ‘토종土種감’을 비롯한 국내산 감은 ‘일광조사日光照射’시간이 증가에 비례한 농도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그중 염착농도는 제주의 토종감이 가장 높다고 하였다.

특징 및 의의

감은 감나무에서 열리는 1년생 과일로 우리나라 전역에 있으나 지역에 따라 모양이나 크기, 종류, 먹는 시기도 다르다. 육지 감은 식용食用이며, 제주 감은 한두 그루씩 농가의 ‘텃밭’에 자생自生하고 있는데 주로 갈옷 만드는 염색용으로 쓰였다.
제주에서 감을 염색재료로 쓸 때는 7~8월 머리가 깨질 만큼 더울 때이다. 이때 감을 덜익은 감이라는 의미로 ‘감’이라고 하는데 3~4 정도로 잘고, 씨가 5~8개 쯤 들어 있다. 제주의 감은 씨가 여물기 전에 소금물에 우려먹기도 하지만, 홍시紅柿가 되기 전에는 떫어서 먹을 수 없다. 이 떫은 것은 타닌이 많기 때문이며, 염색의 강도를 높이는 성분이 된다. 또한 일반 염색에는 주로 소금이나 식초·백반·철 등 공해 물질인 촉염제나 매염제를 넣어 색의 선명도나 탈색을 방지하는 등 2차 염색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감물은 다른 염제들은 쓰지 않는 순수한 ‘무공해’라는 강점이 있다.
요즈음 제주에서 감물로 만든 옷들을 ‘갈옷’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 옷들은 ‘정통제주갈옷’과 구분되어야 한다. 정통제주갈옷은 면綿으로 만든 옷에다 ‘감물’(시즙柿汁)을 먹이고, 햇볕에 여러 날 바래어 색을 낸 노동복이기 때문이다. 염색 기법과 지역·시대·용도·사용자계층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제주에서 감물 추출은 모두 기계로 하며, 8월 중 풋감 수확 때 만들어 냉동冷凍 저장해 두었다가 사용하고 있다. 먼저 감을 ‘믹서기’에 넣어 바순 다음, 고운 망에 담아 ‘짤순이’에 넣고 감물을 받아 낸다. 바수어 짜낸 감물의 비율은 약 10: 1쯤 된다. 원액源液은 플라스틱 병에 담아두었다가 감물을 들일 때 물을 타서 조절하며 수시로 쓴다.

참고문헌

제주도 의생활의 민속학적 연구(고부자, 서울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4), 풋감물 염색의 염색성과 색채 연구(김영희, 건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9), 풋감물 염색의 염색성과 색채 연구(이양섭·김영희, 아시아민족조형학회논문집1, 아시아민족조형학회, 1999),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17-의생활(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86).

감물

감물
사전위치

한국의식주생활사전 > 의생활

집필자 고부자(高富子)
갱신일 2018-10-04

정의

덜 익은 감에서 나는 떫은 즙汁으로 황적색계 갈색褐色을 내는 염료.

내용

‘염액染液’이란 옷감에 물을 들여 색色이 나게 하는 액체液體이다. 감물도 그중 하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염액이라 할 수 없다. 염액의 첫째 조건은 곱고 맑아야 하는데, 감물은 감을 잘게 바순 찌꺼기인 ‘고형固形물질’과 함께 섞여 있는 ‘텁텁한 액체인 시즙柿汁’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발색發色 과정에서 다른 것은 염액이 침투되면 바로 색이 나오지만, 감물은 반드시 여러 날 햇빛 아래서 물에 적시며 바래기 과정을 여러 날 거쳐야하므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일반 염색은 흔히 염액을 물에 끓여 우려내는 방법을 쓴다. 색은 대부분 처음부터 홍紅이나 황黃·청靑 등 제 빛깔[色]을 가지고 있으므로 재료 자체에서 구분된다. 하지만 감물은 다른 염재와 달리 매염이나 촉염제를 쓰지 않고도 햇볕에서 바래면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더 진해진다. ‘풋감’의 ‘타닌tannin 성분’은 햇빛과 만나면 방부제 효과로 섬유의 부패를 억제하며, 섬유를 빳빳하게 굳혀서 풀 먹일 필요가 없어지고, 통기성을 좋게 한다.감물은 서민들의 생활과 가장 친밀한 염액재染液材이다. 다른 염료와 달리 쉽게 구할 수 있고, 오염이 덜 하며 세탁이 쉽고, 시원하며 위생적이서 주로 노동복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부지런하고 재간 있는 여인들은 평소에 입다가 낡아서 후줄근해진 모시나 삼베옷에 감물을 묽게 들여서 바래 입기도 하였는데, ‘색이나 촉감이 상큼하고 보기도 좋아 새 옷을 입은 것처럼 호사였다’라고 한다.오래전부터 옷 외에도 사용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방충·방수·방균 성질이 있어서 오래 보관하는 문서文書는 갈색포褐色布나 갈지葛紙로 만들어 썼고, 종이를 바른 바구니나 방바닥 위에 치대기도 했다. 형지염型紙染에 적힌 불경佛經, 우산, 밧줄, 그물 등 생활 전반에 매우 많이 활용活用되었다.그중에서 가장 많이 쓰인 것은 제주濟州의 ‘갈옷’이다. 그러나 제주에서도 ‘정통正統 갈옷’ 만들기는 1960년대를 지나면서 거의 사라진다. 잠깐 침체기가 지나고, 1900년대 말부터 새로운 갈염법이 등장한다. 이 갈염법은 육지陸地 일부와 제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옷감에 감물을 들여 바랜 것으로 옷·모자 등 의류부터 가방·신·버선·침구류 등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지역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고 있다.제주도 외에 경상북도 청도에서는 반시가 이용되고 있다. 반시는 수분 함량이 많고 씨가 없어서 염색 재료로 아주 적합한데, 태풍으로 떨어진 떫은 감을 찧어 사용하고 있다. 2002년부터 청도에서는 염색의 견뢰도· 방충·방수·항균성 등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와 교육을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감물에 대한 연구 결과로 이미 알려진 방충·방부 외에 아토피 등 피부병과 천식·면역질환 증상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한편 한국 여러 지역과 일본 교토의 감물을 실험 조사한 결과, 제주 ‘토종土種감’을 비롯한 국내산 감은 ‘일광조사日光照射’시간이 증가에 비례한 농도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그중 염착농도는 제주의 토종감이 가장 높다고 하였다.

특징 및 의의

감은 감나무에서 열리는 1년생 과일로 우리나라 전역에 있으나 지역에 따라 모양이나 크기, 종류, 먹는 시기도 다르다. 육지 감은 식용食用이며, 제주 감은 한두 그루씩 농가의 ‘텃밭’에 자생自生하고 있는데 주로 갈옷 만드는 염색용으로 쓰였다.제주에서 감을 염색재료로 쓸 때는 7~8월 머리가 깨질 만큼 더울 때이다. 이때 감을 덜익은 감이라는 의미로 ‘감’이라고 하는데 3~4 정도로 잘고, 씨가 5~8개 쯤 들어 있다. 제주의 감은 씨가 여물기 전에 소금물에 우려먹기도 하지만, 홍시紅柿가 되기 전에는 떫어서 먹을 수 없다. 이 떫은 것은 타닌이 많기 때문이며, 염색의 강도를 높이는 성분이 된다. 또한 일반 염색에는 주로 소금이나 식초·백반·철 등 공해 물질인 촉염제나 매염제를 넣어 색의 선명도나 탈색을 방지하는 등 2차 염색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감물은 다른 염제들은 쓰지 않는 순수한 ‘무공해’라는 강점이 있다.요즈음 제주에서 감물로 만든 옷들을 ‘갈옷’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 옷들은 ‘정통제주갈옷’과 구분되어야 한다. 정통제주갈옷은 면綿으로 만든 옷에다 ‘감물’(시즙柿汁)을 먹이고, 햇볕에 여러 날 바래어 색을 낸 노동복이기 때문이다. 염색 기법과 지역·시대·용도·사용자계층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현재 제주에서 감물 추출은 모두 기계로 하며, 8월 중 풋감 수확 때 만들어 냉동冷凍 저장해 두었다가 사용하고 있다. 먼저 감을 ‘믹서기’에 넣어 바순 다음, 고운 망에 담아 ‘짤순이’에 넣고 감물을 받아 낸다. 바수어 짜낸 감물의 비율은 약 10: 1쯤 된다. 원액源液은 플라스틱 병에 담아두었다가 감물을 들일 때 물을 타서 조절하며 수시로 쓴다.

참고문헌

제주도 의생활의 민속학적 연구(고부자, 서울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4), 풋감물 염색의 염색성과 색채 연구(김영희, 건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9), 풋감물 염색의 염색성과 색채 연구(이양섭·김영희, 아시아민족조형학회논문집1, 아시아민족조형학회, 1999),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17-의생활(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86).